15살 세베는 엄마와 단둘이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말수가 적고, 무언가를 손으로 만들기를 좋아하는 세베는 자신만의 세상 속에서 위안을 얻는다. 위태위태한 현실에서 벗어난 그는, 그의 두 손으로 보잘 것 없는 것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다. 그가 창조해낸 세계 안에서는 비록 혼자이기는 하지만 자유롭다. 그는 그만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왔다. 비록 엄마가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향해 상처주는 말들을 서슴치 않고 내뱉더라도 그는 맞서지 않았다. 세베는 방식이 다를 뿐 엄마가 자신을 무척 사랑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며, 자신 역시 엄마를 사랑하는 것 외에는 힘겨운 현실에서 벗어날 별 다른 방법이 없음을 잘 알고 있다. 현실과의 괴리감은 커져가고, 그의 세계는 점점 가라앉는다. 그리고 마침내 엄마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과 완전하게 분리되어 버린다. 철저하게 고립된 세베를 엄마마저 이해해주지 못한다면 그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2010년 12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